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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나를 찾아가는 여정과 아주심기 '봄'이름만 들어도 싱그러운 느낌을 주는 마법 같은 단어다.무거운 겨울 이불을 걷어내고 다시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나도 두 팔을 벌리며 새로운 시작을 외치고 싶어지는 계절.  "그래, 올해도 봄이 왔다. 다시."  그런 봄날, 주말의 여유 속에서 문득 떠올라 본 영화가 있었다. 바로 임순례 감독의 다. 왜 이 영화를 보고 싶었을까? 감독님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연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지도, 원작 일본 영화가 선사했던 계절의 빛깔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 같은 봄날의 느낌과 영화가 참 잘 어울릴 것 같아서였을까. 이유는 복합적이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나 스스로가 이 영화 속 혜원(김태리)과 닮아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돌아온 혜원의 이야기: 엄마와의 상처를 딛고혜원은 서울로 .. 2024. 11. 18.
영화 <내 사랑>: 가난한 사랑이 보여주는 진정한 의미 세상에는 참 애틋하고, 그래서 더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랑이 있다.그 이름은 ‘가난한 사랑’이다.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서, 별 볼 일 없어 보이지만 서로에게는 작은 불빛이 되어주는 그런 사랑. 영화 은 바로 그런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외로운 두 사람의 만남, 에버렛과 모디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마을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며 정이라곤 동전 한 닢만큼도 없는 남자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림받은 여자 모디(셀리 호킨스)의 이야기다. 모디는 가족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삶 속에서 자립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에버렛의 집에 가정부로 들어가고자 한다.에버렛은 처음엔 그녀를 경계하고 막대하지만, 모디는 한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그의 차가운 태도를 참아낸다. 마치 겨울이 .. 2024. 11. 18.
따스한 여름의 햇살 같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정말 오랜만이었다.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던 건,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과 함께 울고 웃으며 깊이 몰입했던 건 정말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특히 영화 속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눈동자는 순수한 사랑의 상실을 담아내며 나를 완전히 그의 감정 속으로 끌어들였다.은 17세 소년 엘리오가 경험한 첫사랑의 뜨거움과 상실을 그려낸 이야기다. 한여름 햇살처럼 찾아온 사랑과, 계절이 바뀌며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만 했던 그 순간의 감정이 영화 속에서 섬세하게 펼쳐진다. 두 사람의 만남, 그리고 여름날의 시작영화는 1983년 여름,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서 시작된다.엘리오의 가족과 함께 여름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 올리버(아미 해머)는 젠체하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가진 청년이다. 처음엔 그를 거만하.. 2024. 11. 18.
성장의 아픔과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이야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성장의 과정에서 누구나 크고 작은 아픔을 겪는다. 이는 사회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통증과도 같다.모든 이는 성장통을 겪으며 '아이'에서 '어른'으로 나아간다.그리고 우리는 어른으로서 사회의 룰 안에서 적응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강요를 받는다. 하지만 모두가 이 룰을 따르며 살아가기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중에는 스스로 사회적 기대를 거부하고 그 원 밖으로 나가기를 택한 이들도 있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장편소설 의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가 그렇다. 의 탄생: 작가의 삶과 투영1951년 발표된   은 성장소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하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반항적인 성격으로 인해 한때 불온소설로 간주되기도 했다.이 .. 2024. 11. 18.
영화 <새벽의 약속>: 삶을 내어준 어머니와 작가 로맹 가리 "작가는 인생이란 집을 허물어 글을 쓴다."밀란 쿤데라의 이 말은 작가라는 존재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 중 하나다. 작가는 자신의 지난날을 허물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좋은 날도, 힘든 날도 모두 이야기가 되어 글 속에 스며든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영화 의 주인공 로맹 가리 역시 자신의 삶을 허물어 글로 써내려간 대표적인 작가다. 로맹 가리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작가의 일대기를 넘어, 모든 것을 내어준 어머니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그가 허물었던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어머니 니나와의 삶, 그리고 그녀의 사랑이었다. 강인한 어머니 니나, 그리고 아들 로맹 가리영화 속에서 로맹 가리의 어머니 **니나(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유대인 창녀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도 아들을 향한 사랑만큼은 누구보.. 2024. 11. 18.
영화 <토니 타키타니> OST 'Solitude' 가 생각나는 밤 자정. 오늘과 내일 사이의 경계에서, 방 안의 스탠드 하나가 고요하게 빛난다.어두운 듯 어둡지 않은 이 방은 어쩌면 나와 많이 닮았다.몸은 "잠을 자야 내일 하루를 버틸 수 있다"고 아우성을 치지만,머리는 "그래도 뭔가는 써야지"라며 나를 책상 앞으로 끌어당긴다. "영화감독은 영화를 찍어야 감독이다." 어느 감독의 이 말처럼,작가 역시 글을 써야만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가일지라도,적어도 나는 내가 글을 쓰고 있음을 안다. 그래서 오늘이라는 하루의 끝자락에, 나는 또 책상 앞에 앉는다. 최근 토니 타키타니 란 영화를 보았다. 고독의 의인화 같은 주인공 토니 타키타니의숨죽인 울음소리에 나도 같이 울었다. 고독에 몸부림치는 텅 빈 방 안에 누운 그의 위로이제 고인이 된 류이치 사.. 2024.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