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그 고요한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감정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나 역시 밤마다 작업이나 공부를 할 때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곡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사 없는 클래식 음악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특별한 존재다. 특히, 밤의 정취를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Opus는 나만의 필청 리스트에 꼭 들어간다.
Opus: 밤을 위한 작품
'Opus'는 라틴어로 '작품'을 뜻하며, 류이치 사카모토가 그의 음악 인생을 돌아보며 남긴 기념비적인 앨범이다.
이 작품은 그의 작곡가로서의 여정을 담아냈으며, 음악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그의 섬세한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와 사이사이 들리는 미묘한 숨소리가 고요 속의 고독을 연주하는 듯하다. 특히, 어두운 새벽 Opus를 듣고 있노라면 그가 건반을 두드릴 때마다 그 안에 그의 깊은 사유와 감정이 녹아들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고독의 목소리를 담은 곡, <Solitude>
Opus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단연 <Solitude>다. 이 곡은 마치 고독을 한 인물로 의인화해 피아노로 표현한 것처럼 들린다. 영화 <토니 타키타니>의 주인공이 떠오르는 이 곡은 삶의 공허함과 짧은 한숨을 하나하나 건반 위에 올려놓은 듯하다. 천천히 짓눌리듯 연주되는 선율은 듣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곡은 고독을 마주할 때 느껴지는 감정들—슬픔, 허무함, 그리고 어딘가의 작은 희망까지ㅡ모두를 끌어안으며, 듣는 이를 조용히 위로한다.
https://youtu.be/GS9dEb6iy7s?si=p1-gopA3w-9XhDbm
겨울의 감성을 닮은 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겨울이면 떠오르는 또 다른 작품,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역시 류이치 사카모토의 대표곡 중 하나다.
이 곡을 들으면 머릿속에는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 풍경이 그려진다. 아무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새하얀 눈밭을 조용히 걷는 기분이랄까.
눈을 감고 선율에 몸을 맡기면 고요 속에서 평화로움이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곡은 겨울이 가진 차가운 아름다움과 함께 나를 감싸주며, 마음의 추위를 녹여준다. 올 겨울도 이 음악과 함께라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https://youtu.be/DEsEv6WAig0?si=Q5OBfLmY-J5Ce8RK
고마움과 그리움을 담아
류이치 사카모토는 단순히 음악을 만든 작곡가가 아니라, 그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예술가였다.
그의 음악은 삶의 복잡한 감정을 풀어내는 실마리를 제공했고,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앞으로도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Opus, 그리고 그의 수많은 음악을 통해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스스로를 돌아볼 것이다.
류이치 사카모토님,
당신이 남긴 음악은 우리가 밤의 고요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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