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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자기 앞의 생: 삶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by yuneyoake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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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고 나서 문득 누군가의 이름을 힘껏 부르고 싶었다."


책 앞에 쓰인 이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울리는 감정을 예고한다.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난 후,

나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이유도 모른 채 울고 싶었다. 슬픔이라기보다는 어떤 알 수 없는 감정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오래간만에 글이 이런 울림을 준 순간이었다.

 

버려진 아이, 그리고 로자 아줌마

이 소설은 열네 살 소년 모하메드와 그를 돌봐주는 로자 아줌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모하메드는 창녀의 아들로 태어났고, 생모에게 버려진 뒤 창녀 출신의 로자 아줌마가 그를 키우게 된다.

그는 로자 아줌마와 함께 또 다른 버려진 아이들과 성장한다.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입양되거나 부모에게 돌아가지만, 모하메드는 끝까지 로자 곁에 남는다.

 

로자 아줌마는 모하메드를 무척 사랑했다. 그녀는 그가 너무 빨리 자라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워,

실제 열네 살인 그를 열 살이라고 속였다. 모하메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아줌마의 사랑을 느꼈고,

그녀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로자가 늙고 병들어 그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게 된 순간에도,

그는 그녀 곁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함께한다.

 

 

“나는 뭘 알기에 너무 어렸던 적이 없어요.”

이 한 마디는 모하메드라는 아이를 완벽히 설명한다.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진 그는 무엇을 알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린 나이에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누구보다 성숙해졌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문장은 이것이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하메드처럼 태어나면서부터 버려진 이들에게 삶이란 무언가를 누릴 권리라기보다는 오히려 감당해야 할 무게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게는 생이 손 안에 꽉 쥐어진 선물처럼 다가오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을 펴기도 전에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다.

 

생의 공평하지 않은 무게

자기 앞의 생은 삶의 불공평함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버려진 아이, 창녀 출신의 여성,

그리고 주변에서 살아가는 인물들 모두 각자의 고통과 상처를 짊어지고 있다.

그들은 생의 무게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에 인생의 가장 어두운 면을 경험한다.

그러나 모하메드는 그런 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한다. 로자 아줌마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

그는 슬픔을 넘어서 그녀의 행복을 기원하며 미소를 짓는다.

열네 살 소년이 삶의 아픔을 이겨내고,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삶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한 번뿐인 삶, 나의 것이 될 수 있을까?

생이란 단 한 번뿐인 것이다. 태어나 처음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부터, 우리는 각자의 삶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 한 번뿐인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모하메드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거부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남아 끝까지 지키며, 삶의 책임을 다했다.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삶이 주어진 이상,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붙잡고 살아가야 할까?"

 

 

삶의 의미를 다시 묻다

로자 아줌마와 모하메드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소년과 그의 보호자의 관계를 넘어,

우리가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삶은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불공평한 삶 속에서도 우리는 스스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자기 앞의 생은 우리에게 묻는다.


"삶이 공평하지 않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모하메드와 로자 아줌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삶의 무게를 다시금 되새기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이 소설은 생의 불공평함을 넘어서,

그 안에서 빛나는 희망과 사랑을 찾게 만드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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